
ALS(근위축성측삭경화증) 치료의 새로운 접근법이 제시됐다. 핵심은 SOD1(Superoxide Dismutase 1) 단백질 응집이다. 피알지에스앤텍은 SOD1 단백질의 삼합체(Trimer) 형성을 억제하는 기전을 ALS 치료의 새로운 타깃으로 설정했다. 미국 FDA로부터 임상시험 개시 승인도 받아 첫 투약 준비에 들어갔다.
피알지에스앤텍(PRG S&Tech) 우태균 연구팀장은 최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제6회 희귀유전질환 심포지엄’에 연사로 나섰다. 이 자리에서 ‘SOD1 삼합체 억제는 ALS 치료의 새로운 약물 표적으로 제시되고 있다(Inhibition of SOD1 trimerization is a novel drug target for ALS disease)’를 주제로 발표했다. 주요 내용은 ALS 신약 후보물질 ‘아미소딘(Amisodin)’의 전임상 연구 성과와 향후 임상 전략이다.
ALS는 발병 후 평균 3~5년 내 사망에 이르는 난치성 신경퇴행질환이다. 전 세계 환자가 30만명 이상으로 추산되지만, 현재 승인 치료제는 모두 증상 진행 지연에 그칠 뿐 신경세포 사멸을 막지는 못한다.
ALS 연구의 가장 큰 난제는 발병 원인이 복잡하고 임상 양상이 다양하다는 점이다. 약 90%가 명확한 유전 원인 없이 발생하는 산발성(sporadic)이다. 나머지 10%는 SOD1, TDP-43, FUS 등 150여개 유전자 변이와 관련된 가족성(familial) ALS다. 발병 기전이 불균일하다 보니, 환자 전체를 포괄하는 치료제 개발은 난항을 겪어왔다.
정상적인 SOD1은 세포 내 활성산소를 제거하는 항산화 효소지만, 변이가 생기면 잘못 접힘(misfolding)과 응집(aggregation)을 일으킨다. 이 과정에서 형성되는 ‘삼합체(trimer)’ 구조가 응집의 씨앗(seed) 역할을 하며, 주변 정상 단백질까지 끌어들여 독성 응집체를 확산시키는 것으로 확인됐다.
우 팀장은 “SOD1 삼합체 억제는 단백질 응집과 전파(propagation)를 동시에 차단할 수 있는 혁신적 접근”이라며 “아미소딘은 정상 단백질에는 영향을 주지 않고 병리 단백질만 선택적으로 억제하기 때문에, 가족성과 산발성 ALS 모두에 적용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