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다진 RetiMark Head of Singapore, "치료제 개발만큼 중요한 것이 환자 접근성 향상" 강조
제5회 희귀유전질환 심포지엄서 '희귀질환 환자 지원사업 및 환자 접근성' 주제 발표
희귀질환 극복에 있어 치료제 개발뿐만 아니라 환자의 접근성도 함께 높일 수 있도록 잊지 말고 노력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박다진 RetiMark Head of Singapore(이하 박 헤드)는 25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제5회 희귀유전질환심포지엄에서 ‘Funding and patient access for rare disease(희귀질환에 대한 자금 지원 및 환자 접근)’이라는 주제 발표를 통해, 현재 전세계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희귀질환 환자 지원 사업과 어떻게 하면 희귀질환 치료에 대한 환자의 접근성을 높일 수 있을지 소개했다.
박 헤드 발표의 시작과 함께 “희귀질환 치료제에 대한 환자 접근은 단순히 질환에 대한 새로운 치료 옵션이 개발되는 것을 넘어 희귀질환이라는 질환에 대한 진단이 어떻게 이뤄질 것인지에 대한 프로토콜(Protocol)이나 가이드라인이 확정될 필요가 있다”며 “그리고 더 나아가 새로운 치료 옵션이 어떻게 승인을 받고, 또 어떻게 환자들을 지원할 수 있는지 포괄적으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희귀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들은 제한된 치료 옵션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제한된 치료 옵션 외에도 진단의 지연, 복잡한 의료 시스템 등으로도 고통받고 있다. 특히 희귀질환 자체에 대한 연구를 시작하는데 드는 많은 비용과, 연구 투자 대비 적은 수익률이라는 것은 제약사가 희귀질환 치료제 개발을 하는데 큰 장벽으로 작용한다.
여기에 치료제가 개발됐다 하더라도 치료제에 대한 승인, 정확한 진단, 보험 혜택 등은 환자가 치료를 받게 하는데 또다른 장애물로 작용하게 된다. 이에, 세계 각 정부, 비영리 단체, 사설 재단 등은 희귀질환에 대한 치료 접근성 개선을 위한 지원에 나서고 있다.
박 헤드는 희귀질환 치료에 대한 주요 이해 관계자(Stakeholder)로 △정주 △비영리 단체 △사설 재단 △국제 이니셔티브 △크라우드 펀딩 및 환자단체 △제약사 내부 전략 등을 꼽았다. 환자들은 이들 이해 관계자를 통해 치료 접근성을 높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우선 정부는 국가건강보험(NHI) 및 국가건강보험체계(NHS) 내 질병치료 지불보상 또는 희귀질환펀드와 같은 특별한 희귀질환 지원을 정부 프로그램을 통해 희귀질환에 대한 필수 치료를 보장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한국연구재단(NRF), 국가통합 바이오빅데이터 구축사업, 국가게놈프로젝트, 소아암 희귀질환 지원 사업을 통한 지원이 이뤄지고 있고, 지정희귀질환 산정특례, 국민건강보험 희귀질환 본인부담 차등화 등을 통해 환자 접근성을 높이려 하고 있다.
비영리 단체의 경우 어린이종양재단(CTF), 글로벌 진스(Global Genes) 등 희귀질환 별 단체들이 연구자금 지원 및 치료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Jack Ma Foundation, Bill & Melinda Gates Foundation 등과 같은 사설재단은 환자를 경제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이들 비영리 단체들은 희귀질환 연구지원, 진단 및 치료연계, 환자지원 프로그램 운영, 정책적 환경 조성에 초점을 맞춰 환자들의 치료 접근성을 높이고 있다.
그 밖에도 EURORDIS, IRDiRC와 같은 글로벌 이니셔티브는 국경을 넘어 희귀질환 치료 접근성 확대를 위해 움직이고 있다.
제약사들의 경우 희귀질환에 대한 개별 판매 전략을 통해 국가별 보건의료 및 지불보상시스템에 따라 각 나라에 차별을 둬, 환자의 치료 접근성을 높이기도 한다.
박 헤드는 환자들의 치료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제약사는 △가치 기반 가격 책정 △결과 기반 계약 등 희귀질환 약품의 가격 책정 전략 구사할 수 있다고 제언했다. 가치 기반 가격 책정을 통해 치료 결과를 기준으로 약가를 설정할 수 있고, 결과 기반 계약을 통해 환자의 치료 결과에 따라 제약사가 비용을 환불하거나 재조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 밖에도 각국의 희귀의약품 지정을 통해 신속한 승인과 시장 진입을 노릴 수 있고, 지역 맞춤형 허가와 가격 책정 전략을 통해 다양한 시장에서 환자의 접근성을 높일 수 있다는 제언이다.
아울러 대형 제약사들의 글로벌 및 지역 비영리 단체와의 협력은 환자 지원과 치료제 접근을 촉진시킬 수 있는 좋은 방법 중 하나라고 소개했다.
좀 더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크라우드 펀딩 및 환자단체를 통한 도움은 희귀질환 환자들이 직접적으로 치료 접근성을 향상시킬 수 있는 하나의 개선 방안으로 꼽힌다. 특히 크라우드 펀딩의 경우 고비용 치료제의 개별 국가 내 지불보상 또는 급여 이던 단계에서 환자 및 지역사회 주도로 환자의 접근성을 강화한다는 장점이 있지만, 반대로 지역 및 문화적 차이에 따른 환자 접근성이 달라진다는 단점이 있다.
박 헤드는 “우리나라도 정부가 지정한 희귀질환에 대해 건강보험 적용을 확대함으로써 환자들의 치료 접근성을 강화하는 등 국민건강보험 내 희귀질환 치료제 비용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며 “현재 전세계적으로 각 정부, 제약들이 환자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희귀질환 치료제 개발도 중요하지만, 개발되고 승인된 치료제를 환자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환자 접근성을 낮추는 것을 잊지 말고, 지금보다 좀 더 힘내 줬으면 한다”고 제언했다.
한편 ‘제5회 희귀유전질환 심포지엄’은 희귀유전질환심포지엄조직위원회가 행사를 주최하고, 부산대학교, 부산대학교 산학협력단, 부산대학교기술지주, PIONEER(부산대학교 국립대학육성사업)와 약업신문이 주관했다. 후원은 젠스퀘어(Gensquare), 테크인베스트(Techinvest), 피알지에스앤텍(PRG S&Tech)이 했다.
행사에는 부산대학교 최재원 총장, 부산대학교 산학협력단 강정은 단장을 비롯해 부산대학교 기술지주 김성근 실장, 생화학분자생물학회(KSBMB) 강봉균 차기 회장(기초과학연구원 연구단장), 피알지에스앤텍 박홍균 CFO, 약업신문 함태원 대표가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