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민국 신약개발, 글로벌 도약 준비 완료. 스위스·덴마크 넘어설 잠재력 충분합니다”
박영민 국가신약개발사업단장은 9월 22, 23일 부산 BEXCO에서 열린 제6회 희귀유전질환 심포지엄 특별세션에서 “대한민국이 제약·바이오 산업을 통해 스위스, 덴마크와 같은 선진국 수준의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며 신약개발의 필요성과 국가적 전략을 강조했다.
그는 “고령화와 만성질환 증가, 생활습관 변화, 의료기술 혁신은 신약 개발 수요를 꾸준히 확대시키고 있다”며, 특히 희귀·난치성 질환 분야는 환자 수는 적지만 치료 접근성 확대가 시급해 국가적 지원이 반드시 필요한 영역이라고 짚었다.
이어 “제약·바이오 산업은 단순히 보건산업에 머무르지 않고 국가 경제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기능할 수 있다”며 국가적 집중 투자의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박 단장은 “현재까지 국내에서 허가된 신약은 총 38개이며, 이 중 65%가 바이오벤처의 성과”라고 밝혔다. 벤처와 스타트업의 역할이 커지고 있으나, 글로벌 블록버스터급 신약의 등장은 아직 미흡한 상황이다.
그는 “신약 한 건 개발에는 1조~3조 원의 자금이 소요되는데, 국내 제약사 중 매출 1조 원을 넘는 기업이 제한적이라 자체적으로 감당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많은 기업이 라이선싱 아웃 전략을 활용하지만, 일각에서는 “국내 기술을 해외에 헐값으로 내놓는다”는 비판도 존재한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박 단장은 “이제는 정부와 업계 모두 라이선싱 아웃이 글로벌 진출의 필수 경로임을 인식하고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국내 기업이 성장해 자체 블록버스터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최근 신약개발 패러다임은 기존의 소분자와 항체를 넘어 뉴 모달리티(New Modality)로 이동하고 있다. 세포·유전자 치료제, RNA 기반 치료제 등 새로운 플랫폼은 치료 가능성을 넓히는 동시에 개발 과정의 복잡성과 비용도 크게 증가시키고 있다.
박 단장은 “2029년까지 글로벌 톱10 의약품 중 9개가 뉴 모달리티 기반으로 전망된다”며 “항암제에서 면역·자가면역·염증 질환 등으로 영역이 확장되고 있으며, 인공지능(AI)과 머신러닝의 접목은 신약 후보물질 발굴의 속도와 성공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희귀질환 분야는 환자 수가 적어 전통적 방식으로는 연구개발의 효율성이 낮다. 이에 따라 글로벌 제약사는 최첨단 기술과 융합 방식을 총동원하고 있으며, 한국 역시 이러한 추세에 발맞추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희귀질환 신약은 개발비용 대비 시장성이 낮아 공공적 지원이 절실하다. 미국, 유럽, 일본은 세제 혜택, 개발 지원금, 독점권 부여 등 다양한 인센티브 제도를 운영하며 희귀질환 연구를 장려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