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시장 타깃 설정, FDA 희귀의약품지정, 환자 재단과의 협력이 성공 지름길
'제5회 희귀유전질환 심포지엄' 24일 부산 벡스코 컨벤션센터서 개막
"앞으로 유전적 변이에 따른 새로운 질환들이 계속 발견될 것이다. 과거에는 증상으로 질병을 정의했지만, 이제는 유전적 요인을 바탕으로 질병을 재정의하는 시대가 됐다. 희귀유전질환 치료제 개발은 매우 어렵지만, 철저하게 연구개발 전략을 세운다면 성공 가능성이 높은 분야다.”
피알지에스앤텍 박범준 대표의 말이다. 박 대표는 24일 부산 벡스코 컨벤션센터 제2전시장(121~124호)에서 열린 '제5회 희귀유전질환 심포지엄'에 연사로 나서, 희귀유전질환 치료제 개발의 장단점과 성공 전략에 대해 발표했다.
피알지에스앤텍은 소아조로증, 성인조로증, 제2형 신경섬유종증 등 희귀유전질환 신약개발을 전문으로 하는 바이오텍이다. 현재 4개 파이프라인이 FDA로부터 희귀의약품지정(Orphan Drug Designation)을 받았다. 소아 및 성인조로증은 미국 임상 2상, 제2형 신경섬유종증은 한국 임상 1/2a상 단계에 진입했다.
이날 박 대표는 성공적인 희귀유전질환 치료제 개발 전략의 중요한 요소로 △글로벌 시장 타깃 설정 △FDA 희귀의약품지정 △환자 재단과의 협력 등을 꼽았다.
그는 "국가마다 희귀유전질환으로 분류하는 기준이 다르므로 지원과 혜택도 다르다"면서 "먼저 규정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하며, 시장 규모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을 찾을 것을 제시했다.
이어 박 대표는 "희귀유전질환으로 분류되지 않은 소수 환자가 앓는 질병의 치료제를 개발할 경우, 환자 수는 적지만 개발 비용은 일반 질환의 신약개발과 거의 동일하게 소요된다"라며 "혜택을 받지 못하면 연구개발을 지속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환자 수가 적은 희귀유전질환 치료제를 개발하려면 국가적 지원을 최대한 활용하고, 글로벌 시장과 연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서는 FDA 희귀의약품지정을 받는 것이 필수적이라는 설명이다. 희귀의약품지정을 받으면 재정적 지원뿐만 아니라 패스트트랙, 우선 심사 바우처 등의 혜택도 받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박 대표는 희귀유전질환 치료제 개발의 어려움 속에서도 이점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그는 “희귀유전질환은 환자 수가 적기 때문에 임상 1상을 건너뛰는 경우가 종종 있으며, 환자에게 임상시험이 시작되면 실패율이 급감한다”며 "임상 2상에 진입한 경우 개발이 중단될 확률은 40%에 불과하고, 60%는 허가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또한 다른 치료제에 비해 빠르게 허가를 받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독점권도 부여받아 경쟁 없이 시장을 독점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희귀유전질환 치료제의 약가는 매우 비싸게 책정된다. 환자 1명당 연간 약가가 15억원에서 20억원에 달하는 경우도 있다. 이는 환자 수가 적기 때문에 고가의 약가를 통해 기업의 연구개발 비용을 보전하기 위한 정부의 지원이자, 기업의 전략이다.
박 대표는 희귀유전질환 치료제 개발을 위해서는 질병의 메커니즘을 먼저 파악해야 하며, 환자 재단과의 협력이 연구개발에 큰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피알지에스앤텍은 개발 중인 파이프라인의 적응증인 소아조로증, 제2형 신경섬유종증의 환자 재단 등과 협력해 연구개발을 진행해 오고 있다.
박 대표는 "환자 수가 적은 희귀유전질환 분야에선 환자 재단이 임상시험에 필요한 환자를 모집하고, 연구와 치료제 개발을 지원하는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재단과의 협력은 임상시험 환자 모집과 진행을 더 빠르게 할 수 있는 원동력이라는 것이다.
박 대표는 질병의 메커니즘을 이해하는 것이 약물 개발과 치료 전략 수립에서 중요한 요소라고 강조했다. 그는 “질환의 특성에 따라 치료 접근 방식이 달라지며, 로스 오브 펑션(Loss-of-Function) 질환은 유전자 치료가 효과적일 수 있지만,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질환은 유전자 치료로 해결하기 어렵다”면서 "특정 장기에만 영향을 미치는 질환에 한해 유전자 치료가 효과적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 대표는 "희귀유전질환 치료제 개발은 매우 어렵지만, 철저한 전략으로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라며 "특히 국내외 산학연병 및 정부 기관과 환자들의 적극적인 지원이 치료제 개발을 앞당기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박 대표는 "앞으로도 연구개발에 매진해 희귀유전질환 없는 세상을 만드는데 전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제5회 희귀유전질환 심포지엄’은 희귀유전질환심포지엄조직위원회가 행사를 주최하고, 부산대학교, 부산대학교 산학협력단, 부산대학교기술지주, PIONEER(부산대학교 국립대학육성사업)와 약업신문이 주관했다. 후원은 젠스퀘어(Gensquare), 테크인베스트(Techinvest), 피알지에스앤텍(PRG S&Tech)이 했다.
행사에는 부산대학교 최재원 총장, 부산대학교 산학협력단 강정은 단장을 비롯해 부산대학교 기술지주 김성근 실장, 생화학분자생물학회(KSBMB) 강봉균 차기 회장(기초과학연구원 연구단장), 피알지에스앤텍 박홍균 CFO, 약업신문 함태원 대표가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